[칼럼] 스마트건설, 핵심은 SW 기술력

January 10, 2023

한국 건설산업 경쟁력에 대한 우려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건설연)이 매년 발간하는 '건설산업 글로벌 경쟁력' 순위는 2년 연속 하락해 지난해 처음으로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해외 건설 수주액 역시 2010년 716억 달러로 최고치를 갱신한 이후로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건설 업계의 고민은 경쟁력 저화가 장기화 될 우려가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발표된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의 '2018년 건설산업 혁신방안'에서 지속가능한 건설산업의 성장을 위해서는 근본적 체질 개선이 시급하다는 진단을 내린 바 있다. 

이런 흐름 속에 최근 건설 업계에는 스마트 건설의 바람이 불고 있다. 스마트건설이란 4차 산업혁명에 맞춰 BIM, 드론, IOT 등 첨단 ICT 기술을 건설 산업에 융합하려는 시도이다. 시장조사 업체 마켓리서치퓨처에 따르면 스마트건설 시장은 연평균 29.69%씩 성장, 2023년에는 330억 달러(약 39조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예측된다. 지난해 국토부에서 '스마트 건설기술 로드맵' 발표하면서 국내에서도 많은 관심을 끌고 있다. 건설 산업을 기존의 경험의존적 산업에서 지식·첨단산업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하고 생산성과 안정성을 획기적으로 개선시키겠다는게 정부의 설명이다. 대표적인 스마트건설 기술은 드론을 통한 현장 관리, BIM 설계, 건설기계 자동화, 디지털트윈 기반 유지관리 등이있다.

스마트건설은 설계, 시공, 유지관리 등 건설 전 과정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된다. 먼저 설계 단계에서 드론으로 촬영한 이미지를 분석하여 넓은 현장의 3차원 지형데이터를 자동으로 취득한다. 사진 측량은 이전부터 있던 분야지만 이미지 분석 기술의 발전으로 과거보다 더 정확한 지형정보 추출이 가능해졌다. 또한 펜과 종이로 도면을 그려 설계하던 2차원 방식에서 BIM 기술을 사용해 3차원 설계가 가능하다. BIM은 단순히 건축물의 규격 뿐 아니라 자재의 종류, 재질 등 메타 정보를 담고 있기에 이를 설계 검증, 자동 견적 산출 등 다양하게 활용 가능하다. 시공 단계에서는 정확한 센서 정보를 바탕으로 건설기계 자동화 기술이 연구되고 있다. 건설기계의 자동화가 실현되면 공사기간이 획기적으로 단축 될 것으로 기대된다. 디지털 트윈은 현실 세계의 정보를 그대로 가상 공간으로 옮겨오는 기술로 시설물 유지관리에 활용 가능하다. 

스마트건설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정부와 민간에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한 가지 간과해서는 안되는 사실은 스마트건설 기술의 핵심은 첨단 ICT 기술, 소프트웨어 경쟁력에 있다는 점이다. 소프트웨어 산업은 4차 산업혁명의 핵심으로 스마트건설 뿐 아니라, 자율주행 자동차, 인공지능(AI) 등 모든 미래 기술의 중심에 있다. 당장 정부가 제시한 스마트건설 기술도 소프트웨어 기술력에 기반한 것이 대부분이다. 다행히 건설연에서 지난해 「스마트건설 지원센터」를 개소하고 건설 스타트업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는 등 많은 관심을 보여주고 있지만 건설 스타트업의 비중은 전체의 5-10%에 불과하다. 또한 건설 업계의 소프트웨어 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낮고 투자 역시 부진한 것이 현실이다.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겠지만 위기는 또 다른 기회인 만큼 정부와 민간이 긴밀하게 협력하여 한국 건설업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최석원 카르타 대표이사(swchoi@carta.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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