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훈 메이사 대표이사
“드론은 넓은 현장의 공간 정보를 빠르게 수집·분석해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혁신적이다. 관리하는 주체와 멀리 떨어진 넓은 현장을 책상 앞 모니터로 옮겨줘, 작업 생산성을 높여준다.”
김영훈 메이사 대표는 9월 5일 인터뷰에서 ‘드론이 건설 산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이같이 강조했다. 2017년 설립된 메이사는 국내에서 최초로 자체 기술 드론 데이터 플랫폼을 개발한 콘테크(ConTech·스마트 건설 기술) 기업이다. 국내 상위 10대 건설사 중 8개 사가 메이사의 드론 데이터 플랫폼을 사용할 정도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현재까지 유치한 투자 금액만 누적 110억원에 달한다. 지난해에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합작법인 ‘메이사플래닛’을 설립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메이사는 드론 데이터 플랫폼을 클라우드 기반 SaaS(Software as a Service·서비스형 소프트웨어) 형태로 제공함으로써 현장 도입의 진입 장벽을 낮췄다”라며 “인터넷으로만 접속하면 고성능 컴퓨터나 전용 장비 없이도 플랫폼을 사용할 수 있어, 빠르게 현장에 전파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기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모바일 기반 근로자 안전 관리 기능과 커뮤니케이션 기능 등 부가 서비스들을 추가로 제공하고 있다”며 “메이사플래닛으로 우주 시장을 공략해 위로는 위성 영상, 아래로는 360도 카메라 등 전 영역의 공간 정보를 아우르는 회사로 발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메이사 플랫폼
국내 최초 자체 기술 드론 데이터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 "메이사는 2017년 서울대에서 시작된 공간 정보 스타트업이다. 자체 개발한 3D 리컨스트럭션 엔진을 기반으로 드론 데이터 플랫폼을 개발해 서비스하고 있는데, 이런 자체 기술 플랫폼은 국내에서 메이사가 유일하다. 전 세계를 통틀어도 3d 리컨스트럭션 엔진 기술 기업은 10개 내외다. 기술력과 사업성을 인정받아 현재까지 누적 11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으며, 작년에는 KAI와 뉴스페이스(민간 우주개발) 시장 공략을 위한 합작법인인 메이사플래닛을 설립하기도 했다."
─ 국내 콘테크 경쟁력 수준은 어느 정도인가.
“세계적으로 건설업의 생산성은 오랜 기간 정체돼 있었다. 하지만 해외는 콘테크를 중심으로 생산성 제고를 위한 노력이 먼저 진행됐다. 한국의 건설 산업은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이 떨어진 상태였지만, 최근 정부의 스마트 건설 전환 의지에 더해 대기업 건설사들의 관심도 급격하게 커지고 있다.”
─ 드론이 콘테크 업계에서 하는 역할은.
“드론은 넓은 현장의 공간 정보를 빠르게 수집하고 분석해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혁신적이다. 드론 데이터 플랫폼은 드론만 띄우면 현장 모습을 2D·3D 지도로 매핑해 모니터링할 수 있게 했다. 관리하는 주체와 물리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는 넓은 현장을 책상 앞으로 옮겨주는 것이다. 전통적인 방법으로 측량하려면 최소 2명이 1개 조로 몇 주의 시간을 소요해야 하는 등 큰 비용이 필요했다. 드론 데이터 플랫폼을 활용하면 마우스 클릭 몇 번으로 길이, 면적, 부피 등을 계산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종·횡 단면도, 토적표 등을 자동으로 추출할 수 있다.
또한 발주처, 시공사를 비롯해 토목·수도·전기 등 여러 관계자가 함께 일하는 건설 현장에서는 필연적으로 커뮤니케이션에 오류가 생긴다. 이 때문에 공사가 끝난 후 소송을 제기하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드론 데이터 플랫폼으로 최신화된 현장 지도를 기반으로 소통하면 이런 문제를 미리 방지할 수 있다.”
─ 메이사가 활용하는 기술은.
“메이사의 플랫폼은 드론 데이터 플랫폼으로 시작해 360도 카메라, 폐쇄회로(CC)TV에 이르기까지 건설 현장에서 활용되는 대부분의 데이터를 융합해 건설 현장을 통합 관리하는 플랫폼으로 발전하고 있다. 작년에 설립한 메이사플래닛이 위성 영상 분석 및 유통 플랫폼 시장에 진출한 덕분에, 메이사는 플랫폼에 위성 영상으로 드론 비행이 어려운 지역 현장을 관리하는 기능을 추가하며 경쟁사와 격차를 벌리고 있다.”
─ 어느 기업과 협력 관계를 맺고 있나.
“국내에서는 상위 10대 건설사 중 8개 사가 메이사 플랫폼을 사용하고 있다. 메이사 플랫폼이 관리하는 현장은 국내외 200여 개에 달한다. DL이앤씨, 포스코이엔씨, 롯데건설, HDC현대산업개발 등은 거의 모든 현장을 메이사 플랫폼으로 관리한다. 현대건설, 롯데건설과는 공동으로 연구개발(R&D)을 진행하기도 했다. 해외에서는 사우디아라비아와 걸프 지역에서 주목받고 있다. 대표적으로 세계 최대 석유 회사인 사우디 아람코 와 인도 건설사 L&T의 건설 현장 PoC(기술 검증)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남은 올해는 일본을 공략할 것이다.”
─ 어떻게 국내외로 빠르게 영역을 넓힐 수 있었나.
“메이사는 드론 데이터 플랫폼을 클라우드 기반 SaaS 형태로 제공함으로써 현장의 도입 부담을 낮췄다. 인터넷으로 접속만 가능하면 고성능 컴퓨터나 전용 장비 없이도 플랫폼을 사용할 수 있게 해 비교적 빠르게 현장에 전파되고 있다. 이러한 수익 모델 덕분에 국내 대기업 건설사들은 1~5개 현장에서 우리 플랫폼을 PoC 한 뒤, 빠르게 도입 영역을 늘려가고 있다.”
─ 추후 기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계획은.
“건설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추가 기능들을 부가 서비스 형태로 제공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모바일 기반 근로자 안전 관리 앱 ‘메이사 가드’, 모바일 기반 커뮤니케이션 앱 ‘메이사 모바일’ 등이 있다. 콘테크 경쟁력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원천 기술 고도화에도 꾸준히 신경 쓸 계획이다. 위로는 위성 영상, 아래로는 360도 카메라와 CCTV 등 전 영역의 공간 정보를 아우르는 회사로 발전해 나갈 전략이다.
추가로 메이사 플랫폼의 기술과 기능을 활용해 건설 외 산업에도 진출할 예정이다. 올해 초에 출시된 드론을 활용한 골프장 잔디 관리 솔루션 ‘메이사 그린’은 렉스필드 등 메이저 골프장과 계약을 체결했다. 또한 석회석 광산 등을 보유한 자원 개발 전문 회사 대성엠디아이와 PoC를 진행하는 등 광산에서의 효용성도 검증하고 있다.”
Plus Point
‘기회의 땅’ 사우디에서 러브콜받는 K콘테크
한국 콘테크 기업들이 ‘기회의 땅’ 사우디아라비아 건설 시장 진출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대표적으로 메이사는 사우디를 첫 해외 진출지로 결정하고, 현지법인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사우디투자청의 승인을 받은 상태로, 이르면 올해 내 법인 설립을 마무리할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콘테크 스타트업도 사우디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앞서 6월 12~13일(현지시각) 사우디 수도 리야드에서 개최된 ‘글로벌 프로젝트 매니지먼트 포럼(GPMF·Global Project Management Forum)’에는 건설 현장 통합 감시 플랫폼 일마니, 드론 데이터 플랫폼 기업 엔젤스윙 등이 초청을 받고 참여한 바 있다.
사우디자치행정주택부(MOMRAH) 관계자는 “우리는 한국과 파트너십을 늘리는 데 기대가 크다”라며 “특히 한국의 드론과 인공지능(AI) 분야가 주요 관심사”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