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정밀 '디지털 트윈' 본격화 안전시스템 구축으로 위험 예측
동영상 기록관리로 부실공사 예방
[서울=뉴시스] 대우건설 연구원들이 '실시간 동바리 붕괴위험 모니터링 시스템'을 테스트하고 있다. (사진=대우건설 제공)
[서울=뉴시스] 이예슬 기자 = 건설업계가 현장안전, 품질관리 영역에 스마트건설기술을 활발히 적용하고 있다. 업계 특성상 인명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는데 관리감독 부실로 사고가 반복되는 것을 막자는 의미에서 스마트 건설기술과 시스템 도입 필요성이 커지는 추세다.
가상 공간에 현실과 똑같은 모양의 건축물을 만들어 비용이나 안전상 문제로 실행하기 어려운 일들을 시뮬레이션하는가 하면, 현장에서 발생 가능한 위험을 예측하는 안전보건 업무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건설사들은 다방면으로 스마트건설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DL이앤씨는 건설 분야 '디지털 트윈' 구축에 나섰다. 디지털 트윈이란 현실 세계의 사물을 가상 세계에 그대로 구현하는 것을 말한다. 건설 분야에 적용하면 가상 공간에 현실의 '쌍둥이' 건축물을 만들어 공정·품질·안전관리부터 설계, 분양, 유지보수 등에 활용할 수 있다. 이를 위해 국내에서 유일하게 3차원(3D) 맵핑 엔진을 보유한 스마트건설 플랫폼 기업 메이사와 드론 플랫폼을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 양사는 드론을 활용한 건설 현장 촬영 및 분석을 통해 보다 정교한 디지털 트윈을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대우건설은 모바일·웹 기반 안전보건 업무시스템인 '스마티'를 오픈했다. 현장에서 발생 가능한 위험을 예측하고 작업자 간 실시간 소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돕는 시스템이다. 기존 안전관리 업무는 문서를 활용해 보고하는 등 서류 작성에 많은 시간이 소모되고, 방대한 분량의 데이터를 모아 활용하기도 힘들었다. 스마티는 오프라인 기반 업무를 디지털화해 업무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안전·보건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 향후 사례연구 등 다양한 교육자료로도 활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스마티에 내재된 수시·일일 위험성 평가를 통해 관리자는 발생 가능한 안전사고를 예측하고, 현장 근로자들이 적절한 조치를 하도록 요구할 수 있다. 근로자들도 공사 중 위험이 예상되면 모바일 앱을 통해 작업 중지권을 행사할 수 있다.
대우건설은 공동주택 시공 시 설치하는 갱폼 인양을 위한 자동화장비 개발에도 성공했다. 갱폼 인양은 타워크레인이 갱폼을 잡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 갱폼 고정볼트가 풀릴 경우 대형 추락사고의 위험이 있어 건설현장에서 가장 위험한 작업 중 하나로 꼽힌다. 이번에 대우건설이 개발한 장비는 타워크레인이 아닌 레일 기반 유압 인양 자동화 시스템을 적용해 안전사고를 원칙적으로 예방한다. 대우건설은 또 2017년부터 실시간 '동바리 붕괴위험 모니터링 시스템'을 개발해 고위험군 현장에 적용하고 있다. 동바리에 무선 계측 센서를 설치해 타설 중인 동바리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관리자에게 전달하는 방식이다.
㈜한화 건설부문은 고위험 통합관제시스템 H-HIMS (Hanwha High-risk Integration Management System)을 구축해 전국 건설현장에 설치된 CCTV를 본사의 모니터링 시스템과 연동, 이중으로 안전관리를 실시하고 있다. 건설현장 안전관리자들과 본사 통합관제조직 사이에서 실시간으로 원활한 정보 공유를 함으로써 위험상황 감지 및 예방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한편 건설업계는 부실공사 예방을 위한 동영상 기록관리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철근콘크리트 타설 등의 핵심 작업을 기록하는 일종의 건설현장 '블랙박스'라고 할 수 있다. 서울시는 지난 7월 도급 순위 상위 30개 건설사에 동영상 기록관리 확대에 적극 동참해 줄 것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고, 기업들이 이에 동참한 바 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건설현장은 촘촘하게 관리를 한다 하더라도 사각지대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이를 보완할 방법이 스마트기술을 활용한 안전관리라고 본다"며 "기술연구원 등 연구개발(R&D) 조직을 중심으로 실무에서 활용 가능하면서 품질 및 안전관리, 공기절감에도 기여할 수 있는 신기술 개발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