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호의 성공을 계기로 한국 방산기업들이 위성 서비스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뉴스페이스 시대에 위성 서비스 사업을 신성장동력 삼아 우주기술 분야를 개척하기 위해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시스템은 지난 5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기간통신 사업자 등록을 신청하고 관련 서류를 제출했다.
심사에는 4개월여 기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과기정통부는 전기통신사업법 제6조에 따라 재정 및 기술적 능력, 이용자 보호 계획 등 등록 요건을 검토하는 심사과정을 거친다.
저궤도 위성통신은 1000km 상공 안팎에 수십~수백개의 위성을 쏘아 올려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5G에 이은 차세대 통신의 핵심 인프라 중 하나로 꼽힌다.
한화시스템은 저궤도 위성통신망을 활용해 군(軍) 통신 시장에 진입할 계획이다. 앞서 한화시스템은 지난 2021년 우주 인터넷 기업 '원웹'에 3억달러를 투자하며 이사진이 됐다. 민간 분야에서는 도심항공교통(UAM), 국내 위성통신 등 사업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저궤도 위성통신 분야는 이미 글로벌 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영국의 원웹은 이미 428기를 발사해 알래스카·캐나다에서 상용 서비스를 개시했고, 중국은 1만3000여기의 저궤도 위성 발사를 통한 위성 통신망 구축 계획을 발표했다. 모건스탠리는 우주 인터넷 시장 규모가 20년 안에 최대 5820억 달러(약 670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화시스템이 등록을 마치면 국내에선 스타링크코리아와 경쟁 구도가 형성된다.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는 3400기의 저궤도 위성통신으로 북미·호주·유럽 등 40여개 국에서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최근 한국 내 서비스를 위해 스타링크코리아 법인을 설립하고 기간통신 사업자 등록을 마쳤다.
한화시스템은 지난 5월 국방연구소와 679억 규모의 '초소형위성체계개발사업' SAR 검증위성 1기 개발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SAR검증위성을 개발하고 입증한 후 양산을 통해 SAR 군집위성을 개발하는 사업이다. 한반도 전역과 주변 해역의 준(準)실시간 감시·관측을 위한 소형·경량·고성능 SAR 군집위성을 개발해 내는 것을 최종 목표로 한다.
다른 국내 방산 기업도 위성 서비스 시장에 발을 내디딘다. LIG넥스원은 저궤도 위성 분야 관련 위성에 탑재되는 영상레이더(SAR)를 양산하고 있다. 앞으로 통신용 소형인공위성 시장 진출을 위해 한국항공우주, KAIST와 공동 개발을 진행할 예정이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지난해 4월 항공영상분석 전문업체 메이사(Meissa)와의 합작법인(JV)인 '메이사 플래닛'을 설립하고 위성영상 분야로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메이사 플래닛은 국내외 다양한 위성의 데이터 공급사업,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4차산업 기술을 접목해 위성이미지를 분석해 정보를 제공한다.
KAI는 지난 5월 국방과학연구소와 초소형위성체계개발사업 계약을 체결하며 다목적실용위성, 정지궤도복합위성, 차세대중형위성 등 기존 중·대형 중심에서 초소형까지 위성 포트폴리오 확대했다. 위성 양산체계를 갖추고 영업 네트워크를 활용해 뉴스페이스의 핵심인 위성 수출 산업화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